연말 서천군 고위공직자들의 공로연수 신청을 앞두고, 퇴직공직자들의 자리를 이어갈 승진인사와 관련하여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인사는 조직을 위한 인사이어야 한다. 하지만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무리한 인사가 시도되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연말연시 자칫 공직기강 해이 우려의 시기와 맞물려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한동안 ‘직대’라는 생소한 용어가 입방아에 오르더니 이제는 공로연수와 관련한 곱지못한 설(說)들이 나돌고 있다.
‘공로연수’란 정년퇴직을 앞둔 공무원의 출근을 면제하는 제도다. 정년퇴직 예정자의 사회 적응 능력을 기르고 기관의 원활한 인사운영을 위해 1993년 도입된 제도이다. 공로연수 기간에는 공무원 신분이 그대로 유지된다. 급여는 추가수당 등을 제외하고 기간중 전액 지급된다.
공로연수란 본인의 희망에 따라 파견근무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인사권자의 직권에 의한 인사가 아니다. 그러므로 공로연수계획은 오로지 본인의 희망에 의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공로연수 대상은 20년 이상 근속한 경력직 공무원으로 정년퇴직일이 6개월 이내인 사람으로 본인이 희망해야 한다. 인사권자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정년퇴직일 6개월 초과 1년 이내인 사람을 본인의 희망에 따라 선정할 수도 있다. 또한, 근속 기간이 20년 미만이지만, 조직에 대한 기여도와 성실도 등을 고려해 정년퇴직일 3개월 이내 공로연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공로연수제도가 명분상으로는 정년퇴직 예정자의 사회적응 능력 배양을 앞세우지만 현실적으로는 기관내 인사적체 해소 등 원활한 인사운영을 위하여 도입된 제도라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우리군의 경우 금년말 서기관 1명포함 다수의 사무관들이 공로연수 대상자에 포함되어 있다. 후진들의 길을 터주기 위하여 스스로 용퇴의 길을 택한 팀장급 이상 고위 공직자도 많다. 그런데 그중 사무관급 이하는 정상적으로 공로연수에 들어가고, 서기관 1명만 공로연수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은 명분이 없다. 세간에 나도는 설(說)처럼 특정인이 서기관 승진을 위한 최소근무연수가 부족하여 이를 채우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해도 너무한다’는 공직내부의 한숨소리가 그냥 나오는 말이 아니다. 법률상 아무 문제가 없지 않느냐는 식의 반론은 자가당착에 빠진 착각일 뿐이다.
만일 이와 같은 편파, 정실인사가 현실화되었을 때, 인사권자와 당사자들 앞에 날아올 화살을 상상해 보았는가? 인사가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라는 것은 그 인사권을 정당하게 행사했을 때 성립되는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는 말을 무수히 많이 들어왔다. 어떤 사람을 채용하기 위하여 일부러 벼슬자리를 마련한다는 뜻이다. 위인설관의 반대말은 ‘위관택인(爲官擇人)’이라한다.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은 위관택인(爲官擇人)을 말하는 것이지, 결코 위인설관(爲人設官)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위관택인(爲官擇人)!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인사를 기용하여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조직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인사의 기본원칙이다.
우리 서천군은 그동안 특정인을 중심으로 한 ‘줄서기 인사’의 폐단을 수 없이 겪어왔다. 더 이상 특정인을 중심으로 한 ‘줄서기 인사’로 공직내부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엊그제 총선불출마를 선언한 국민의 힘 장제원 의원이 그의 마지막 의정보고회에서 눈물을 머금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나를 밟고 가도 좋다”는 말로 감동을 남겼다.
자신의 영달에 앞서, 서천군발전을 먼저 생각하는 아름다운 충정을 기대한다.
그리고 공직의 마지막 순간에 후진들을 위하여 기꺼이 자리를 비워준 명예퇴직 공직자들의 용기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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