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군민 - 살고싶은 서천’에 걸맞게 서천군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서천군이 인적도 드문 장항 송림휴양지 숲속에 1억 8천만원짜리 화장실을 구입하여 설치한다고 합니다. 군민들과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다니, 서천군민 여러분들 얼마나 행복하시겠습니까? 1억 8천만원짜리 화장실을 보유한 군민이 되셨습니다.
장항 송림휴양림은 장항제련소 오염피해지역으로 지정되어 장항제련소 인근 대부분의 지역은 오염정화작업을 시행, 완료하였으나, 송림지역은 소나무 밀집지역으로 오염정화작업이 불가능하여 대부분 토양오염 정화능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맥문동’을 식재하여 오염토를 덮어 둔 곳입니다. 따라서 이 지역은 토양굴착이 불가능하고 상하수도 배관이 원천적으로 어려워 화장실의 설치와 관리가 부실했던 지역입니다.
그래서 서천군은 ‘친환경 무방류 순환수세식 화장실’이라는 거창한 화장실을 1억 8천만원에 구입하여 설치하기로 했답니다. 인터넷 자료를 검색해 보니 이 화장실은 빗물과 화장실에서 배출되는 분뇨와 오수를 생화학적인 정화공정으로 처리 후 변기에서 재활용하는 기법을 이용하므로 화장실에 세면기와 세면대가 없습니다. 오직 대변기와 소변기로 이루어 진 ‘변소(便所)입니다. 이 화장실은 주로 상하수 관로설치가 불가능한 등산로 주변이나 산 정상 등에 설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런 곳도 작고 저렴한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서천군에서 1억 8천만원짜리(집 한 채 값이네요) 화장실을 설치하려는 장소는 장항송림 제4주차장에서 100여m, 송림 힐링센터(송림동화)에서 200여m 떨어진 곳으로, 한라산 정상처럼 외진 곳이 아니라, 불과 200여m내에 훌륭한 화장실들이 설치된 장소입니다. 대한민국 어디에 이런 최고급 화장실이 설치된 곳이 있는 지 살펴보고 싶네요.
왜 이렇게 1억 8천만원짜리 화장실을 송림숲속 외진 장소에 설치해야만 했을까요?
서천군이 예산이 남아 돌아서일까요?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권을 맴도는 서천군이 그럴 리가 만무합니다. 이유가 있겠지요.
이 화장실은 ‘나라장터’를 통하여 관급자재로 구입했답니다. 당초 설계에서부터 이 제품이 반영되었고, 공무원은 설계내용에 따라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1억 8천만원에 구입했습니다. 누가 이 제품을 선택하여 설계에 반영시켰을까요?
그런데 이 제품이 서천군에서 구입하고나서 갑자기 1천만원이나 가격이 내렸습니다.
건축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와중에 천만원이나 가격이 하락한 것은 고마운 일이겠지만, 어쩐지 석연치는 않아 보입니다.
이 화장실은 2023. 12월에 구입했는데, 제2회 맥문동축제가끝나고 난 10월말까지 설치한답니다. 기왕이면 맥문동 꽃 축제가 시작하기 전에 설치를 완료했더라면, 구경이나 한번 가보려고 했는데…아쉽습니다.
아무튼 ‘1억8천만원짜리 화장실’은 앞으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도대체 얼마나 훌륭한 화장실이기에 화장실이 집 한 채 값이냐며 화장실 구경하러 관광객들이 몰려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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